이방원
태종 이방원은 태조 이성계의 다섯 번째 아들로 지금까지 드라마나 영화에서 수도 없이 많이 거론된 인물이다. 보통 왕을 지칭할 때 우리가 세종 '이도'라고 하지 않지만, 유독 태종은 마치 한 단어처럼 태종 '이방원'으로 불린다. 아마도 드라마에서 태조 이성계의 '방원이 네 이놈'이 대사가 우리에게 각인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방원은 어떤 인물이었나, 고려와 조선 1천 년의 왕 중, 과거를 급제한 유일한 왕이라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고려 후기 우왕 집권기에 33명 중 10등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과거에 급제하게 된다.
더 놀라운 것은 당시 수도였던 개경에 모여 수많은 과거시험 공시생들이 지금의 스터디나 대치동 학원가에 모여 공부했다면, 이방원은 함주(함경도)에서 교과서만 보고 공부하여 급제한 아주 대단한 인물이었다. 게다가, 아버지 이성계를 따라 왜구를 격퇴하는 등 문과 무, 모두를 겸비한 왕이었다.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기 전 조선건국에 반대했던 정몽주를 제거하고, 조선건국에 상당한 일조를 했던 이방원은 책봉 과정에서 배제되게 된다. 와신상담하고 있는 도중, 정도전과 신덕왕후 강 씨(이성계의 두 번째 부인)가 세자책봉 당시 여덟 번째 왕자였던 '이방석'을 세자로 책봉하게 된다. (이방원은 신덕왕후 강 씨 이전의 신의왕후 한 씨의 자식)
그리하여 사병을 이끌고 정도전과 이방석, 이방번을 모두 제거하면서 단숨에 권력을 장악하기 시작한다. 이것이 바로 '제1차 왕자의 난'이다. 이후 태조 이성계는 자연스레 왕위를 둘째 아들인, 이방과에게 넘겨주고 함주로 떠나게 되는데. 이 둘째 아들이 조선의 두 번째 왕인 정종이다.
정종 2년, 아버지 이성계는 넷째 아들인 이방간과 박포를 이용하여 이방원을 치려했으나, 실패로 돌아가고 정종은 이방원에게 왕위를 물려주어 조선의 제3대 왕은 태종 이방원이 되었다. (제2차 왕자의 난)
태종
태종의 업적으로는 6조 직계제를 실시하였고, 남자들에게 호패법(주민등록증)을 실시하여 징병 및 세금제도를 개편하였으며, 사병을 혁파하는 등 왕권강화에 힘쓴 왕이었다. 특히 역성혁명을 통한 조선의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았던 명나라였지만, 당시 명나라 사신역할을 잘 수행했던, 이방원과 친분이 있었기 때문에, 명나라에서 태종 이방원 때 책봉을 받아 조선의 정체성을 확립하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로, 너무 많은 사람을 제거하였다. 정몽주를 비롯한 조선건국을 반대했던 세력을 제거하였고, 왕자의 난으로 인해 이복동생들과 외척세력, 공신들을 제거하면서 너무나도 많은 피를 흘리게 된다.
태종의 후계자로 첫째 아들인 양녕군을 세자로 책봉하였으나, 집안의 배경과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여, 패악질을 하다가 폐세자가 되고, 충녕군이 세자로 책봉되니, 이는 바로 훗날 '세종대왕 이도'이다.
태종은 왕위를 세종에게 모든 권한을 양위하였지만, 병권과 인사권은 태종의 손에 쥐고 있었다. 세종 1년, 세종의 장인인 '심온'은 사신의 자격으로 명나라에서 돌아오는 길에 태종의 명으로 의금부에 송치되어 반역죄로 결국 죽임을 당하고 만다. 이에 대해 태종과 세종 간의 상당한 불화가 있었을 것이다. 이는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잘 표현하고 있다.
끝맺는 말
그렇다면 태종 이방원은 명군일까, 암군일까. 필자의 생각은 명군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정통성과 정체성이 확립되어 있지 않던 조선 초기, 이를 확립한 왕이 태종이며, 태종이 없었다면, 그의 아들 세종 또한 없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선건국과정과 왕위다툼 과정에서 너무 많은 피를 흘리게 한 점은 분명 오점이나, 세종에게 '다 주상을 위한 일이다.'라고 한 태종의 말을 들으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측면도 있다.
고려시대 광종의 피의 숙청 결과 성종이라는 태평성대를 열었다면, 조선의 태종도 손에 많은 피를 흘렸기에 세종이라는 성군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 글은 역사전문가가 아닌 일반인 시각의 리뷰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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